건강지킴이

[스크랩] 홍어요리-삼합

나오리오 2011. 2. 15. 21:19

    



 
풍류를 아는 사람들은 흔히 홍탁삼합(紅濁三合)이라 해서 홍어회와 묵은 김치, 돼지고기 보쌈을 막걸리 안주로 먹는 것을 일품으로 친다. 삭은 홍어회와 묵은 배추김치 보쌈을 안주로 하는 탁주 한 사발, 풍류를 아는 사람은 이렇게 먹어야 술맛이 제대로 난다고 말한다. 처음엔 지리고 매운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고 물러서게 되지만, 일단 맛을 들은 사람들은 꼭 다시 찾게 마련인 홍어, 한 점 입에 넣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지린 냄새가 콧구멍을 뚫고 나온다. 몸 밑바닥에 있던 체중이 송두리째 뽑히는 느낌, 혀끝에 도는 알싸한 맛과 목과 코를 자극하는 썩은 냄새는 홍어회만이 가직 독특한 매력이다. 묵은 김치의 양념을 모두 없엔 백김치로 싸야 홍어의 제맛을 즐길수 있다.
 
 
 
1. 초장 : 일반 초장에 사과를 갈아서 적당량 혼합하면 더 좋을수 있음
2. 소금장(기름) : 담백하게 홍어회 맛을 더 느낄수 있음
3. 김 : 질좋은 김(굽지않은)에 홍어회를 겻들여 먹기도 함
4. 초된장 : 특히 싱싱한 날 홍어를 먹을때, 된장에 참기름, 소금약간, 풋고추, 풋마늘, 쪽파머리에 식초
(막걸리식초면 최고)를 섞어 만든장을 찍어서 먹으면 일품이다.

 

 
무슨 날고깃점 같은것을 두툼하게 썰어내오고, 그와 크기가 비슷하게 돼지고기 삶은 것 몇점이 곁들여졌는데, 묵은 김치가 찢어먹기 좋도록 썰지도 않은 채로 한접시 따라나왔다.
술은 주전자에 넘칠 듯 가득 들어있는 탁주 막걸리였다.
상대방의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데 무슨 날고기 비스무레한 것에 돼지 삼겹살을 겹쳐서 손으로 찢은 김치에 둥글게 싸서는 입안에 넣었다.
한 입 씹자마자 그야말로 오래된 뒷간에서 풍겨 올라오는 듯한 가스가 입안에 폭발할 것처럼 가득찼다가 코를 역류하여 툭 터져 나온다.
눈물이 찔끔 솟고 숨이 막힐 것 같다.
그리고는 단숨에 막사발에 넘치도록 따른 막걸리를 쭈욱 들이킨다.
잠깐 숨을 돌리고나면 어쩐지 속이 후련해진다.
참으로 이것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혀와 입과 코와 눈과 모든 오감을 일깨워 흔들어버리는 맛의 혁명이다.
말 그대로 어리떨떨하다가 정신이 번쩍 나는 것이다. 이들 홍어, 돼지 삼겹살, 묵은김치를 전라도 사람들은 ‘삼합’이라고 부른다.
(2001. 3 24자 작가 황석영의 홍어이야기 중에서)

 

출처 : pesca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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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