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내 목숨 이어가는
참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눈 감아도 트여오는
백설의 겨울 산길
깊숙히 묻어 둔
사랑의 불씨
감사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날
살아갈 날
넘치는 은혜의 바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가는 세월
오는 세월
기도하며 드새운 밤
종소리 안으로
밝아오는 새벽이면
영원을 보는 마음
해를 기다립니다
내 목숨 이어가는
너무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시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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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무언가 해 드려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내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일 뿐입니다.
작년에도 그러했듯이
올해도 역시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약간의 실망감을 맛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대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것도
아주 작은 것이라는 것을...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작은 것을 줌으로서
만족을 이룰 때 까지는
계속해서 주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되지요.
그로 인하여
우리들의 사랑은
아직도 이어져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작은 것을 드릴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하여
변명이 길었음을 용서 하소서.